[MOVIE.__.Q] 금융 시스템의 몰락에 베팅한 괴짜들, <빅쇼트 : The Big Short> 영화 후기

  금융시스템의 몰락에 베팅한 괴짜들, <빅쇼트 : The Big Short> 영화 정보

감독: 아담 맥케이
배우: 크리스찬 베일 / 스티븐 카렐 / 라이언 고슬링 / 브래드 피트
장르: 드라마
개봉: 2016.01.21
평점: 네이버(★8.09) / CGV(♛87%)
쿠키: 없음

  금융시스템의 몰락에 베팅한 괴짜들, <빅쇼트 : The Big Short> 영화 소개 및 줄거리

2021년의 첫 연휴, 간만의 휴식을 즐기고 있던 나는 SNS에서 흥미로운 제목의 포스트를 보게 된다. 해당 포스트의 제목은 <연휴에도 주식 생각밖에 안 난다면, 주식 영화 추천 BEST 5>이었다.(정말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다..)

 

하여튼, 해당 포스트의 첫 번째 추천 영화인 빅쇼트는, 이전에도 수없이 추천영화 리스트에서 만났던 익숙한 제목의 영화이지만, 웬일인지 아직까지 본 적은 없는 그런 영화였다. 때마침 연휴에 심심했던 나는 드디어 빅쇼트를 보기로 결정했다.

 

영화는 2008년 미국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리 예견하고, 금융 시스템의 몰락에 베팅한 괴짜들의 실화를 담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글로벌 금융위기는 누구나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모두가 아는 큰 사건이지만, 왜 그런 큰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소위 엘리트라는 금융 집단에서 모르고 있었는가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경제학을 전공한 나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그저 두루뭉술하게만 이해하고 있었다)

영화는 복잡할 것 같은 글로벌금융위기 사태와 경제 용어들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금융시장에서 쇼트(Short)는 '매도'를, 롱(Long)은 '매수'를 뜻한다. 따라서 영화의 제목인 <빅쇼트>는 '대규모 매도'를 뜻하며, 이는 겉으로는 전례 없는 호황으로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사실은 서브프라임(저신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부실한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으로 인하여,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금융시스템이 몰락할 것이라 예견한 주인공들의 역베팅 전략을 말한다.

지금 영화 <빅쇼트>를 통해 보면 너무나 부실해 보이는 당시의 모기지론은, 소위 엘리트라 불리는 금융집단에서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낮은 금리와 활황인 부동산 시장에서, 은행은 BB+, B등급의 부실 채권을 상위 등급의 채권과 결합하여 평균 등급이 올라간(마치 우량 채권처럼 보이는) CDO(부채담보부 증권)을 만들어 손쉽게 대출상품을 만들어 많은 이자수익을 거두었고, 이러한 CDO의 부실함을 가장 먼저 눈치챈 '마이클 버리'는 은행들에게 보증수수료를 지급하는 대신 은행이 파산할 경우 수익을 얻는 CDS(신용부도스와프)의 구매를 제안하며 인생을 건 역베팅을 하게 된다.

우량채권으로 둔갑한 비우량 채권 위에 너무나도 많은 대출과 보장성 상품이 쌓였으며, 활황처럼 보였던 부동산 시장은 사실 터지기 직전의 풍선과도 같았다. 결국 미국 정부는 버블을 막기 위해 17차례에 걸쳐 1%였던 금리를 5.25%까지 인상하게 된다.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저소득층은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내놓기 시작했고, 공급이 증가한 집값은 말 그대로 폭락하게 되며,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진 은행들은 줄줄이 파산을 하였고, 이에 따라 은행에 투자를 했던 기업들도 줄줄이 파산을 하게 된다. 미국의 투자회사들은 손실금을 메꾸기 위해서 해외주식들을 팔기 시작했고, 외국 투자자본의 쏟아지는 매도 물량에 각국의 주식시장도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금융위기를 미리 눈치채고 금융시장의 몰락에 흔히 말하는 인생을 건 역베팅을 한 주인공들의 시선에서 당시 금융시스템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준다.

  금융시스템의 몰락에 베팅한 괴짜들, <빅쇼트 : The Big Short> 영화 후기

영화 <빅쇼트>는 2018년 개봉한 한국영화 <국가부도의 날>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다.

 

부실한 채권 위에 너무나 많은 파생 금융상품이 쌓여있지만, 활황인 시장에 취해 그 누구도 시스템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고, 부실함은 그에 따른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있다.


최근 한국의 금융시장을 보자면, 끝을 모르고 치솟으며 또다시 불패신화를 쓰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많은 투기자본이 몰리고 있고(심지어 LH 사태 같은 토지 보상금을 노린 전문 투기까지 기승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주식열풍은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라기보다는 상승장에 기댄 단기적 수익을 노린 단타식 투자가 대부분이다.

 

주위를 보면 나만 빼고 다 주식으로 돈 버는 것 같겠지만, 조급해하지는 말자. 부실한 지식으로 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몇 번의 수익을 안겨줄 순 있겠지만, 그러다 한번 물리면 그간의 수익을 상회하는 투자원금을 물리게 되어 반강제적으로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자가 되어버린 자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